가끔, 특히 어제같이 제습제도 사다 놓지 않아 집안이 온통 눅눅할 때는 끈적거리는 느낌이 싫어서 잠자리도 하지 않게 되는데 그때, 소파에 앉아있는 그 사람 옆에 누워서 졸랐다. "어제 있었던 일좀 말해줘" "응?" "어제 있었던 일, 하나하나 빠짐없이 다 말해줘, 나 잠들때 까지" "뭐 맨날 똑같지" "그래도, 목소리 듣고 싶어서 그래, 많이" "뭐야, 어디서 어리광이야" 위이이잉 덜컹덜컹 "아하하, 바람소리 배경음악으로 해서, 빨리" "옛날 얘기 해줄까?" "그것도 좋다" "옛날옛날에..."
원래는 여자를 만날 때 목소리같은 거 별로 신경도 안썻는데, 목소리가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니까 앞으로 신경이 조금쯤은 쓰일 것 같다. 물론, 시각적 자극에 훨씬 더 약한 수컷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살 한살 먹어가면서 점점 오감으로 즐기는 방법을 배워가는것 같아서 괜히 혼자서 기분이 좋다. 차분하고, 조금 낮은듯한, 그러면서 아주 살짝 비음기가 섞인 듯한 목소리가 사랑스럽다. 사실 몰랐는데 여자 목소리가 낮은게 은근히 섹시하더라고. 탁한 목소리, 그러니까 흔히 말하는 허스키 보이스 말고. 그런 탁한 목소리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목소리 자체는 깨끗하고 맑은데 톤이 다소 낮아서 차분하게 울리는 목소리로 내 옆에서 조근조근 얘기 할 때면 오마이갓 이건 정말 아름다운 노래야.
아, 그런데 부작용도 있더라. 요즘 톤이 높은 목소리에 오래 노출이 되면 왠지 기분상 머리가 조금 아파오는 듯 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여성들의 목소리는 다소 톤이 높은 편에 속하고, 나이가 어릴 수록 더욱 그 목소리도 커진다. 학교에 갈때마다 그런 톤이 높은 목소리에 항상 노출되다 보니까 기분만이 아니라 진짜로 머리가 띵~할 때가 있다. 여기는 맥실이고, 머리가 띵하다.
- 2009/06/03 11:25
- 가벼운 얘기
- Bnbang.egloos.com/4385105
- 4 comments
태그 : 목소리



덧글
하얀모래 2009/06/04 00:20 # 답글
생선 고기 커플을 오랫동안 보존하는 방법은 단연 염장이라지요... 엉엉;저도 그런 목소리 사랑해요- 목소리 예쁜 거에 끌리는 편(본인도 女)
종종 놀러오는 녀석입니다. 안녕하세요:)
불나방 2009/06/04 17:16 #
생선; 고기; 갑자기 왜 충용무쌍 블로그가 떠오르지;네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
hodhod 2009/10/28 15:18 # 답글
제 기억에 위에 4줄 아마 일본소설 에쿠니 가오리 저. 의 [반짝반짝 빛나는] 이라는 책에 나오는내용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도중.. 엥? 뒷부분에서 "뭐야, 어디서 어리광이야" 이런 부분이 있었던가... 라는 생각이
퍼뜩들어버린...(읽은지 좀 오래 되서...)
그나저나 떠 돌아다니다가.. 글을 봤는데.... 로그인 안하고 글을 남기는 것이.. 예의가 없어보여서.... 아뒤 만들고...
남겨보네요 ^ ^
불나방 2009/10/31 15:18 #
뭔가, 저작권을 침해하고 침해받은 기분이네요.그나저나 가입까지 해주시면서 덧글 남겨주시다니, 노고;에 감사드립니다.